반응형 국내감성여행지1 [숨결 풍경] 1. 아무것도 없어서, 모든 것이 남은 곳 – 부여 부여에 간다고 했을 때“거기 뭐 보러 가?”그 질문에 나는 잠시 망설였다가 그냥 말했다.“잘 모르겠어. 그래서 가보려는 거야.” 지금 우리에겐 이유 없는 여행이 좀처럼 허락되지 않는다.어디든 뭔가를 봐야 하고, 남겨야 하고, 기억해야만 한다.그런데 부여는 이상하게도‘그냥 걸어보기 위해’ 가고 싶은 곳이었다.그리고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바람이 느려지는 도시부여는 바람도 느리게 분다.소리도 적고, 색도 부드럽다.정림사지 5층석탑 앞에 섰을 때,나는 오랫동안 말없이 그 앞에 서 있었다.균형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돌들의 질서.백제의 미학은 그 침묵 속에 남아 있었다.이 도시에는 과장된 기념비도, 떠들썩한 거리도 없었다.그래서 더 많은 것들이 오래 머물렀다. 오래된 사랑과 마지막의 비극부여는 백제의 마.. 2025. 3. 30. 이전 1 다음 반응형